■ 수사, 재판 과정에서의 진술은 그 자체로 증거가 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

  수사 과정에 대부분의 사건에서 참고인, 피해자, 피의자 등 여러 가지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진술하게 되는데, 그 진술 자체가 곧바로 증거가 됩니다.

  당사자 중에는 물증이 있어야 죄가 성립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으나 전혀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물증이 있는 사건 보다는 없는 경우가 훨씬 많으며 그런 경우에도 혐의 유무를 가려야 하므로 사건 관계인의 진술내용은 수사, 재판 과정에 강력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에서 설득력과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하는 것이 매우 긴요합니다.

■ 성폭력 사건 수사진행 상황을 예를 들어 진술을 토대로 진실을 가려가는 과정을 살펴 보겠습니다 ■

  A 여성은 초등학교 동기 모임에서 만난 B 남성을 준강간 혐의로 고소합니다. 준강간은 심신상실 내지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하는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입니다.

  고소인 진술을 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A는 초등학교 동창생인 B를 만나 1차, 2차를 이어가며 술을 먹었고, 결국에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만취상태가 되어 술자리를 마친 상황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튿날 잠을 깨어 보니 모텔이었고 성관계를 한 흔적이 있었으므로 강간을 당한 것이 분명하다고 진술합니다.

  이 상태에서 수사기관은 B를 소환하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데, B는 2차까지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A가 만취 상태까지 술을 먹지는 않았으며, A와 팔짱을 끼고 모텔로 갔고 모텔 요금도 A가 지불하였으며, 모텔 방안에서 A는 또 다른 초등학교 동창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통화하기도 하였고,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합니다.

  이와 같은 양 당사자의 진술 만으로도 수사기관은 A가 허위고소를 하였고, 무고를 하였다는 의혹을 갖습니다.

모텔 종업원과 A와 통화를 하였던 초등학교 동창생, 2차 술자리를 가졌던 주점의 업주를 조사한 결과 B의 진술이 사실임을 확인합니다. 결국 A는 무고 혐의로 입건되어 처벌받습니다. 즉, 고소인과 피고소인 및 참고인 3명의 진술 만으로 성폭력 사건의 진실이 가려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사례는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사과정 중 하나입니다.